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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78

FNL-Phantasm 2016. 12. 5. 06:12

278

 

 

 

저 하늘에 별이 되어 내가 행성으로 날아가는 짤막한 꿈을 꾸고 일어난 뒤에, 잡화점의 아침에서는 의외로 정상적인 몸을 보고 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래. 그건 좀 뭐해도 꿈이었던 거

 

호오? 주인은 어제 그 일을 겪고도 꿈이었다.’라는 뻔뻔한 전개를 채용할 정도로, 그리 뻔한 사람이었던가?”

 

“...그건 마리아 잘못이라고.”

 

마리아를 내치지 못한 것도 주인의 탓이니라. 조금만 더 있었으면 현재진행형에서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가지고 큰일을 치를뻔했노라. 주인은 은팔찌라도 손목에 걸고 싶어서 작정이라도 한 것인가? 아니면 주인의 취향이 그렇다는데, 짐도 모습을 바꿔서 나타나면 주인을 짐의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인가?”

 

뭔가 상당히 열 받아서 조금만 건들이면 난동을 부릴 것 같은 고양이의 모습이었다. 뭔가 저번과 상황이 역전 되는 이런 기분은 무엇일까?

 

유혹에는 넘어가지 않지만, 자신을 유혹하는 자에게는 그렇게 거절하지도 않는다? 주인은 소위 말하는 초식남의 얼굴을 하면서 함정을 파고 있는 양털을 쓴 늑대인가? 거미집에서 여자가 걸려들길 빌고 있는 거미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주인만큼 간악하고 엉큼한 자는 보기가 꽤나 힘들다.”

 

댁은 마왕이잖아.

마왕이 일반인보다 간악하고 엉큼하지 않다는 소리야?

레시아는 느닷없이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모습을 바꾸고는 입을 열었다.

 

따라서. 짐이 생각하지만 주인에게 있어서 정말이지 참으로 잔혹하고, 가혹적이면서, 냉혹한 벌을 생각했노라.”

 

시나는 옆에서 올빼미가 아니라 10대 중반의 모습으로, 나와 소녀의 모습을 한 레시아를 계속해서 보고 있었다. 시나의 눈이 매섭게 바뀌었다는 것은 착각이 아니라, 내가 의식에서 깨어날 쯤에 이미 저런 눈이었다.

 

앞으로 가위바위보에서 5번 연속으로 진다면.”

 

진다면?”

 

그땐 주인이 뭐라고 하던 반 강제적으로 밤 자리에 필살기를 가하겠다.”

 

젠장! 무승부를 최소 5일 안에 한 번씩 내야 하잖아!!!”

 

머리를 감싸고 팔꿈치를 바닥에 내리치며 나는 소리질렀다.

 

물론 필살기를 가하는 것뿐이지, 절대적으로 주인만 좋게 해주지는 않겠노라. 매번 임계점에 돌파해도 절대로 멈추지 아니하며, 대신에 계속 참으라고 명령을 할 것이다. 주인이 짐에게 울고 불고 부탁하는 그런 엉망진창의 모습을 봐도, 짐은 주인을 편하게 둘 생각 따위는 절대로 없으니까.”

 

새하얀 다리를 번갈아 가며 흔들고 있는 레시아의 얼굴에는, 수많은 감정이 섞여있긴 하지만 지금 이 방안은 뭔가 잘못 되었으니, 절대적으로 이걸 납득하면 안 된다.

 

, 시나. 너는 레시아가 저런 말을 하는데, 뭐라 반박을 하지 않아? 예전이라면 역전재판처럼 이의있소!”라고 말하면서 싸웠을 거 아냐?”

 

마스터의 몸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미 저와 냥캣은 대화를 전부 끝마친 뒤였으니까요.”

 

제길. 시나마저 회유를 할 수 없는 것인가?

 

따라서 지금. 가위바위보를 하지.”

 

레시아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작은 손을 든 체.

 

그보다 왜 어린 소녀의 모습이에요?”

 

마리아가 딱 이정도 키에 이 정도의 몸매를 하지 않았는가? 물론 이상하게도 가슴은 컸다고 생각은 하지만, 마리아의 신체구조상 이미 성인이라서 딱히 신경은 쓰지 않는다. 그보다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주인? 5번 일부러 져도 상관은 없다. 짐과 시나의 손에서 지옥과 같은 유희를 얻고 싶다면야.”

 

설마 밤에 필살기를 가하겠다는 것이.

 

나에게 간지럼을 몇 시간 동안 태우겠다는 소리로군요!”

 

나는 재빠르게 일어나 허리를 살짝 비틀고 오른손으로 얼굴을 살짝 가린 뒤에, 왼손은 레시아의 얼굴을 향해 쭉 피며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마스터. 그것은 네 녀석! 보고 있구나!”라는 자세입니다.”

 

. 그렇네.”

 

아무튼 장기간 간지럼은 상당히 위험하다. 고문으로 있을 정도니까. 아무튼 가위바위보를 했을 무렵에. 자신 만만하게 무승부를 노리고 있었지만, 내가 냈던 바위는 레시아가 보를 냈고, 느닷없이 내 주먹을 감싸 쥐더니 순식간에 내 팔을 비틀어 버렸다.

 

! 레시아! 풀어요!”

 

어린 몸이라고는 하지만 외형만 바뀐 거지, 그 안에 내제되어있는 힘은 전혀 바뀌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 1패로군. 하지만 안심하지 말거라 주인. 짐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주인의 5연패정도는 일도 아니니라.”

 

애초에 전 그것에 대해 승낙한 적이 없는데...아파아앗!”

 

레시아가 내 팔을 점점 꺾기 시작하면서 내 팔은 점점 격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 이상 비틀면 아마 근육과 뼈가 아작이 나는 그런 상황까지 나오겠지.

 

이런. 루멘의 마지막 날은 오른쪽 팔이 복합골절인가? 주인도 정말 칠칠맞게...”

 

알았어요! 승낙할 게요! 승낙하면 되잖아요!”

 

말도 안 되는 벌칙을 반 강제적으로 허용하는 이 패배감. 마음속 한 편에서는 과거의 나를 때려죽이고 싶다는 생각밖에 나오지 않았다.

 

안 되겠다. 지금 당장 바이츠 더 더스트를!”

 

마스터는 제 3의 폭탄은커녕 킬러 퀸도 없습니다.”

 

요즘 따라 여기에 와서 정말 많이 적응한 시나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허탈감에 잠깐 잡화점의 검은 나무만 보다가 문득 뇌리에 뭔가 스쳐 지나갔다.

 

루멘은 이번 별의 아이 계승식을 시작하면 죽는 건데, 왜 죽는 건가요?”

 

늘 알고 싶었던 질문을 레시아에게 묻는 걸 깜빡 잊어버린 것. 레시아는 작은 왼손으로 육포를 집어 들다가 내 질문에 입을 열었다. 그보다 본 모습이든 고양이 모습이든 돌아오라고요. 마리아와 비슷한 체구로 변해있지 말고!

 

그거야 당연히 붕괴로 죽는 것이다. 지금까지 별의 아이들은 자신의 안에 우주를 품어서 그게 중축이 되어왔다면, 그것을 계승하는 의식을 자신의 중축을 다른 이에게 주는 것. 마법사가 마나를 다 사용하고 탈진해서 죽어버리는 사고와 비슷하다. 신비한 힘이 몸에 지니고 있다면, 그것을 적절하게 사용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전하게 파산하는 상황이 오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물며 루멘이란 아이는 우주를 주는 것. 마나는 대처할 수 있는 것이 많지만, 그 방대한 우주는 대처할 만한 것이 없노라.”

 

그럼. 시나가 계승식을 하는 것과 동시에 빛의 인도자로 만들면요?”

 

레시아는 육포를 입에 물다가 뭔가 충격을 받았는지 떨어뜨렸다. 시나 또한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입을 열기를...

 

확실히 마스터의 말은 일리가 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빛으로 침식하는 존재. 다른 차원에서 존재하는 태초의 빛으로 영원한 암흑기를 찰나의 광명으로, 모든 것을 밝히는 존재인 만큼. 루멘이라는 아이를 빛의 인도자로 만들면 확실히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멍청한 것! 지금 무엇을 말하는 지 잊었는가! 의식이 2개가 겹쳐지면 그 의식은 불안정해진다!”

 

격정을 내면서 시나를 향해 소리치는 레시아와 달리, 시나는 차분한 표정과 사무적인 어조로 입을 열었다.

 

별의 아이 계승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은 알지 못하지만, 마스터와 저는 루멘이 살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레시아의 표정이 살짝 골치가 아프다는 눈으로 째려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얼굴의 레시아는 꽤나 신선한데, 이유는 당연히 검은 고양이의 모습으로만 있으니까, 제대로 된 얼굴 표정을 볼 수 없다는 내 입장을 생각하면 된다. 본 모습으로 되돌아와도 화내거나 기뻐하는 얼굴은 봤지, 저렇게 귀찮다는 표정은 난생 처음이다.

 

루멘은 주인에게 쪽지를 보냈을 때, 자신의 최후라고 하지 않았던가?”

 

최후라는 단어는 확실히 죽는 다는 의미도 있지만, 별의 아이로서의 최후라고 저는 해석하고 싶어요. 목숨을 잃는 것이 아니라 역할에서 빠져나간다는 의미로.”

 

그렇게 되면 모두가 살 수 있

 

. 그건 그만 뒀으면 좋겠는데?”

 

나와 레시아, 시나가 동시에 옆을 보자 데모르테가 난감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이 깜짝이야! 이게 뭐야!”””

 

3명이 데모르테에게 전부 외치는 말이지만, 호흡도 상당이 괜찮았다. 이대로 3인 만담팀을 구성해서...가 아니라! 왜 이상한 독백이 여기서 흘러 들어온 거야!

 

그 아이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어. 무리하게 바꾸려고 해도 인과율이라는 간편한 설정이 있단 말이지?”

 

운명의 여신이 인과율을 설정이라고 말 하지마.”

 

게다가 루멘의 육체는 소실해도 영혼마저 소실하는 것은 아니거니와, 나를 따르는 영체가 되어 천계에서 평온하게 살 수 있게 열심히 도와줄 거야. 하지만 기왕 제대로 되고 있는 별의 아이 계승식을 다른 의식이 진행 된다면, 그 것은 억제가 될지 폭주가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운명의 여신이라고? 미래가 어찌 될 것인지는 손바닥을 보는 것처럼 잘 알 수 있어. 인과율에 의해 더욱 심한 반동으로 별의 아이라는 그 자체를 제거할지도 모른다는 운명을...”

 

애초에 데모르테는 보이는 것만 보는?”

 

데모르테는 은근히 나에게 달라붙어서 입을 열었다. 레시아가 어이! 데모르테!”라고 격정을 내기 시작했지만, 그거에 상관없이 내 귀에 차분하게 또박또박 말했다.

 

카일? 나는 운명을 점치는 여신이 아냐. 말 그대로 나 자체가 운명이란 소리야.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서 운명을 보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운명을 설계하는 여신이야. 다양한 상황과 변수 속에서 정확히 계산을 하고, 그에 맞는 합당한 운명을 제시한다. 그것도 인과율에 상관이 없을 정도로 말이야. 운명은 애초에 죽음이 아니며, 먼 미래에 꼭 벌어지는 일이지.”

 

다시 나와 거리를 벌리고는 레시아의 발차기를 피했다. 궤도로 보아하니 나에게 날아오는...잠깐!

 

-!

 

잡화점 안을 한 가득 매운 검은 연기를 손으로 빨리 날려보내고, 발차기를 맞은 턱을 부여 잡으며 뼈는 괜찮은지, 이가 부러지거나 날아가거나 금이 가지 않았는지 확인을 하고는, 나는 레시아에게 소리쳤다.

 

죽을 뻔했잖아요! 발차기에서 왜 폭발이 나오는 건데!”

 

라이더 킥은 전부 맞으면 폭발하지 않는가?”

 

라이더 킥에서 벗어나!!!”

 

데모르테는 마치 운명이라도 본 듯 아주 여유롭고 우아하게 일어서면서, 레시아의 발차기를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회피했다.

 

이것은 운명이 아니야. 이건 자극과 반응이라는 말이 더 올바르겠네. 이런 것은 굳이 예지를 하지 않아도, 확연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지.”

 

갑자기 왜 그런...?”


내 독백을 봤구나!!!

 

“아무튼 의식이 2개가 겹쳐진다는 것은 엘티노스가 쓴 책에서도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써놨어. 애초에 엘티노스 또한 별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했었고, 그 결과 매우 부정적으로 나왔으니까.”

 

참혹한 비극이라고 알려주는 데모르테의 말을 듣고는, 나와 시나가 서로 생각했던 것이 시도하지도 않고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데모르테는 천천히 시나에게 다가가서는 입을 열었다.

 

게다가 시나가 말하는 빛의 인도자의 의식은, 오히려 더욱 더 지켜보다가 소중한 사람에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지금은 카일이 기뻐한다고 해서 그런 중요한 의식을 남에게 희생하는 것이 아냐.”

 

그 말을 들은 시나의 표정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면서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살짝 떨어뜨리며 눈부신 백발이 바닥을 향해 걸려있었고, 데모르테는 다시 쓰러져 있는 레시아에게 말하기를...

 

그나저나. 우리 딸? 감히 어머니인 나에게 라이더 킥을 사용하려고 했었지?”

 

시끄럽다! 데모르테! 짐의 어머니라고 칭하지 말...잠깐!”

 

-차악!

 

꺄악!”

 

데모르테는 자신의 무릎에 레시아를 올려놓더니 이윽고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 부모님이 엉덩이를 때려서 혼을 내는 그런 모습과 같은 모습이어야 하는데. 내 눈이 잘못 되었는지 아닌지는 몰라도, 데모르테 씨의 성격으로 보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내 목에 다짜고짜 목줄 채우는 사람인 걸.

아니. 여신인가?

그냥 마왕 하시지 왜 천계로 가서 여신을 하고 있데?

 

그래도 너를 낳아준 어머니를 함부로 시해하려 들다니. 이건 좀 처벌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네? 쿠후훗.”

 

-찰싹!

 

아팟! 그만! 그만하거라!”

 

마계에서 60세 이상 먹은 거로는, 아직 인간계에서는 철도 들지 않는 나이라는 것을 잊은 걸까나? 하긴 우리 딸은 너무 어린 나이에 독립을 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인성이 나빠진 줄은 몰랐지. 우흐흐흣!”

 

-차악!

 

주인! 도움! ...!”

 

오늘 그렇게 시작한 데모르테의 처벌은 레시아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엄마!”라고 울면서 50번 정도 말을 한 끝에 풀려날 수 있었다고 한다. 운명을 점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직접적으로 설계에서 레시아가 훈육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운명으로 만들고, 게다가 그것이 인과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선에서 만들어진 거라면, 데모르테야 말로 최강의 여신이 아닐까?

 

그보다 레시아의 어머니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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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계에서 60세가 인간계에 비유하자면 적은 나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60년의 세월을 겪어온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보다 소녀모드의 레시아라 그런지 저런 처벌이 어울릴지도.

마왕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