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71

FNL-Phantasm 2016. 11. 28. 06:10

271

 

 

 

생각만큼은 잘 안 되는 일도 있는 법이라고는 하지만, 어제는 1만명이나 되는 호문쿨루스를 전부 처리하는 것에 성공을 한 뒤에, 이제 가장 큰 문제점이 남아있었던 것은 바로...

 

이 고양이 귀는 대체 어떻게 해야 내 머리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머리띠를 아직도 해제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의 모습은, 지금 당장이라도 과거의 나에게 돌아가서 잡화점의 주인이 되어도 상관이 없으니, 제발 사역마 소환을 하지 말아다오!”라며 소리를 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간 계속되는 사건 사고들로 인해 내 인생은 상당히 활발할 정도로 혼돈이 찾아왔고, 누군가가 기어와서 우주CQC라는 정신 나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정상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전투민족을 쫓아온 외계인이 막강한 에너지로 행성을 파괴하는 것도, 확실히 그것이 더 평범하리라고 생각한다. 혹은 이상한 외계문물로 인해 시체가 기하학적인 변이를 일으켜서, 우주 어딘가에 정비공이 모조리 괴물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마저 평범하리라 본다.

 

여전히 거울 속에 비춰진 고양이 귀를 한 소녀의 입가에는 예정된 한숨만이 푹 내쉬는 모습과 함께, 2층에 있는 책을 전부 다 개방을 해서라도, 빨리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주인은 꽤나 진지하다고 보고 있다만, 짐은 귀여운 것은 다 좋으니 상관 없노라.”

 

누가 보면 제가 태어난 외모가 레시아의 취향에 맞춰서 커스터마이징을 한 줄 알겠네요. 하지만 사람은 본연의 모습이 최고라는 말이 있듯이, 저는 이런 모습으로는 앞으로 1시간도 더 있기 싫거든요. 누가 머리띠에 귀속마법만 걸지 않았어도...”

 

잠깐. 귀속마법을 해제하는 주문을 배우면 되잖아? 이렇게 간단한 생각을 대체 왜 못한 거지?”라고 묻는다면 상당히 골치 아파지는 경우인데. 첫 번째로는 이 귀속마법은 내가 사용한 것이 아니라 레시아가 사용한 것이기에, 풀기 위해서는 레시아가 직접 풀어주던가,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려면 희귀재료나, 정확한 시간대가 맞아야 풀 수 있는 저주와 비슷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그 아이템에 마나를 과부화시켜서 깨뜨리기만 하면 상관이 없지만, 그걸 벌써 20번째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띠는 전혀 깨지지 않았으니. 이는 결과적으로 풀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

 

고양이 귀 미소녀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주인은 모른다.”

 

전 인기 많아지고 싶지 않거든요!”

 

어제도 그런 교성과 교태를 부리면서 결과적으로...”

 

어디서 없는 말을 지어내고 있어! 레시아가 어디 미네랄과 베스핀 가스만 주면,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건물 세우는 일꾼인 줄 알아요!?”

 

애초에 어제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은 아침에 일어났을 무렵, 시나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이며, 사무적이지만 올바르고 정직한 시나의 말은 100% 신용할 수 있다. 1만명의 호문쿨루스를 제거하고 나는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고 했으니까.

 

은근히 내 눈을 피해서 말한 시나의 행동이 좀 마음에 걸리지만, 아무튼 그 날은 내가 마나를 너무 사용해서 자연스럽게 잠들었다는 결과만 남은 것이다.

 

확실히 마스터가 남자로 돌아가야 할 이유는 존재합니다.”

 

시나는 늘 내 편을 들어주면서 날개를 퍼덕였다. 확실히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은 시나밖에 없다고 생각을

 

마스터가 그 모습 그대로 있으면, 또 다른 백장미 10호집을 찍기에 방해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호를 위해서라도 마스터는 본래 성별인 남성으로 되돌아 가야 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그토록 청순하고 올곧은 아이가 잡지 하나로 타락해버리다니. 역시 그 잡지는 해로운 잡지였어. 그러고 보니 오늘 신문기사 1면에 블랙 프라이데이 기념 백장미 디럭스 에디션 패키지 40%세일이라는 기사를 봤는데...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

 

사역마 둘이 똑같이 나를 괴롭히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모양인가보다. 하지만 지금 괴롭히던 당하던 그게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알지 않을까? 우선 티르의 공격은 1차적으로 막아낸 상태라고는 하지만, 확실히 이 잡화점의 위치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야 말로, 2, 3차 공격이 들어온다는 소리로 들린다.

 

아르칸 제국과 칸포리우스 제국이 더 위험해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티르를 앞질러서 타도를 하게 된다면, 그거야 말로 해피엔드에 다가가기 위한 조건이 아닐까요?”

 

해피엔드는 짐의 마나 창고가 되어, 밤이고 낮이고 짐의 침실에서...”

 

거기 멈춰. 그건 해피엔드가 아니잖아요? 누굴 죽일 생각이에요?”

 

검은 고양이는 짧게 혀를 차고는 카운터에 고개를 엎드렸다.

 

해피엔드라면 역시 마스터를 빛의 인도자로 승격시킨 뒤에, 밤이고 낮이고 저와 함께 오붓한...”

 

너도 멈춰.”

 

시나는 고개를 살짝 떨구면서 말을 그만뒀다.

애초에 글쓴이도 이거 언제 끝나요?”라고 저에게 질문했다고요.

...난 그걸 왜 들은 걸까?

 

여전히 이렇게 3명밖에 없으니 요리는 내가 해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 루시피나와 마리아, 카렌까지 더불어 루나 또한 사방에 흩어지면서 잡화점에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카렌과 루나는 같이 달에 올라갔으리라 생각되고, 루시피나는 드라고니스, 마리아는 검은 달의 여왕 비밀기지에 들어가 있으리라 본다. 쇼콜라 씨는 아직까지 아르페 공주님이 호출한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으니, 슬슬 잡화점을 청소하는 것과 동시에 머리띠를 제거해야 한다.

 

아니. 청소보다는 우선 머리띠부터 없애야겠네요. 그러니 협력하시죠? 레시아.”

 

그럼 주인은 짐과 한가지 약속을 하거라.”

 

“.... 아니다. 됐어요.”

 

말 하지도 않았는데!”

 

레시아가 뭘 요구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선 나에게 이득이 없을 것 같으니 시나에게 부탁을 해보도록 하자.

 

시나. 협력해줘.”

 

그럼 마스터. 오늘 밤은...”

 

아니. 됐다. 말을 말자.”

 

뭔가 더 진행시키면 상상을 초월할 만한 단어들이 빼곡히 쓰여질 것 같아서, 도중에 차단을 하고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 하멀 씨에게 풀어달라고 하면 되겠네. 그 사람이라면 뭐든지 알고 있을 법한 사람이니까.”

 

허락할 수 없다!”

안 됩니다. 마스터.”

 

어째서 너희 둘은 그럴 때만 호흡이 잘 맞는 거냐?

 

그렇다고 해서...이 모습으로는 평생 혼자 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요?”

 

짐은 괜찮다.”

 

내가 안 괜찮다고요!”

 

다른 사람들도 괜찮을 것이다.”

 

아니! 정작 본인이 괜찮지 않다고요!!!”

 

모든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우선 나 먼저 챙기는 것이 우선 아닐까?

 

후우...알았다. 이번에는 짐이 도와주도록 하지. 주인의 뜻이 그렇다면야. 이제 슬슬 누적 데미지도 전부 없어진 것 같으니. 그 고양이 머리띠는 빠지도록 도와주겠노라. 거창한 귀속마법이라고는 하지만, 본질은 같은 것이니 짐이 해제를 한다면 되는 일이다.”

 

순순히 레시아가 다시 고개를 들어서 입을 열었다. 나의 완고한 고집이 레시아를 결국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대신 조건이 있다.”

 

조건이요?”

 

주인에게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짐은 항상 공평하게 생각하는 마왕이기에, 이런 생각마저도 손쉽게 할 수 있으며, 상호간에 대한 이익을 좋게 할 수 있도록 협상을 할 수 있노라?”

 

...뭔가 조건과 협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불안감이 느껴지지만.

그리고 왜 마지막은 의문문?

 

좋아요. 조건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죠.”

 

레시아는 나에게 계약서 하나를 꺼냈다. 계약서 내용에는 대략적으로 잡화점을 그만 둘 경우 짐과 함께 마계에서 지낸다.’라고 적혀있는 붉은 종이를 나에게 건네고는...

 

. 서명하거라!”

 

-잠시후

 

냐아아아! 주인! 잘못했다! 봐줘라! 냐아아아아앗!!!”

 

내가 잠시...정신을 잃고 아이언 클로를 걸었나 보다. 뭔가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태클보다는 먼저 손이 나갔구나. 흔히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일단 한대 맞아. 질문은 나중에 하고.’라고...간혹 나의 폭력성이 이렇게 커지게 된 이유는 분명...

 

독백은 그만두고 어서 짐을 이 고통에서 해방시키지 못할까!”

 

-꽈아아아악!

 

짐이 미안하다아아앗!”

 

어디선가 오열하는 사람이 생각날 법한 패러디를 하고 있는 레시아를 놔주고, 시나는 자신이 작성한 하얀 종이를 어디선가 꺼내려다가 다시 집어넣고 있었다. 둘이 보면 좋은 덤 앤 더머 같은 분위기라고 해야 할지. 뭔가 나를 괴롭히기 위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것인지...

 

어쨌든 레시아. 귀속마법을 풀어야죠?”

 

근데 이제서야 생각이 났는데, 그냥 이대로 아이언 클로를 한 상태에서 열심히 레시아와 타협을 했다면, 정작 이야기가 거의 끝나가기 전에, 최소한 머리띠는 귀속을 풀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지? 정말 이번 달은 정신 없는 하루였다니까? 하물며 이렇게 좋은 협상수단이 있었는데. 나답지 않게 활용을 하지 않았었다니...

 

그그극...무서운 주인이로다. 어찌하여 그리 순진하고 귀여웠던 주인이, 이렇게 무심하게 변할 줄은 상상이라도 했는가? 처음에 주인을 보필하면서 성장을 하는 모습이 기쁜 나머지, 커다란 힘을 안겨준 것만으로도 오래 지내온 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눈물이 나는군. 짐은 주인을 위해 아낌없이 키워줬는데, 주인은 짐을 이렇게 매정하게 몰아내다니 흑흑!”

 

레시아는 따지고 보면 키운 뒤에 잡아 먹으려는 것이 문제잖아요! 그리고 누가 매정하게 몰아내요! 누가! 지금 당장이라도 머리띠에 붙어있는 귀속마법을 해제하지 않으면, 목욕탕에 얼음물 받아놓고 거기다가 불꽃슛을 사용할 거에요! 그리고 레시아가 꼬리로 들고 있는 그거. 눈약이죠!”

 

. 가짜 눈물은 역시 들키는군.”

 

레시아는 어쩔 수 없이 냐옹.’하는 소리를 질렀고, 비어있는 왼손으로 머리띠를 잡아, 드디어 본래 성별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정말이지 오늘만큼 남자로 돌아와서 너무 기뻤다. 약속을 지킨 레시아의 얼굴을 구속하고 있었던 오른쪽 손에 힘을 풀고는, 땅에 떨어진 고양이 귀 머리띠를 잡화점 2층에 있는 좌표로 이동시켰다.

 

마스터는 마나가 줄어드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지 않으신지요? 여성으로 있다면 초현실적은 외모와 스타일을 더불어, 강대한 마나를 얻게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꼭 남자로 되돌아가야 할 이유라도 있나요?”

 

시나의 말에 나는...

 

이익이 있다는 것만으로 거기에 매달리는 것은 싫어. 나는 타인의 눈까지 신경 쓰면서 인기 있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아. 외모를 보든, 재능을 보든...결국 겉모습만 보게 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만 보이는 것일지도 몰라. 허나...적어도 나는 겉모습에 절대로 현혹되는 사람이 아니기를 노력하고 있어. 예뻐 보이는 음식에도 독이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고, 검사라고 할지라도 마법이나 다른 암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까지 생각하면서 다음의 수를 읽는 것이 바로 내가 하는 생각이야. 잔머리로 살고 있는 내가...마나가 많다고 해서 내가 전부 제대로 이용할 리가 없잖아? 남자로 돌아갔을 때의 마나의 양이면 충분하다고.”

 

내 모습은 내 모습 그대로가 보기 좋은 것이며.

나에게 익숙해진 모습이어야, 그대로 실력 발휘할 수 있게 최적화 되어있다.

마나가 많은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지금보다 3~5배정도 많은 마나를 조종할 수 있을까?

 

거울 속에서는 완전이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로 변한 소년 같은 20세인 카일은,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 것에 기뻐하며 살짝 웃고 있었다.

 

주인이...웃고 있어?”

마스터의 미소...”

 

느닷없이 레시아와 시나가 잠시 눈을 감고 뭔가 저장하는 듯한 심오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면서, 당황한 나는 뜯어 말리는 듯이 말을 했다.

 

제가 웃는 것이 뭐 어때서요. 사람인데 웃을 수도 있지.”

 

주인. 그게 아니라. 지금 기억저장소에 저장을 하고 있노라. 언제든지 안리아스의 수정구에 기억을 띄워서 퍼트릴 수 있도록.”

 

그렇게 하지 마시죠...”

 

걱정 말거라. 주인의 리트윗은 짐이 책임질 수 있노라.”

 

책임지지 말고!”

 

레시아의 터무니 없는 소리에 태클을 걸고 있는 와중에, 하얀 깃털을 3개정도 떨어뜨리면서, 시나가 다짜고짜 내 앞에 날아와 입을 열었다.

 

마스터의 미소만으로 저는 마스터를 원하게 되었으니 책임져 주세요. 아니면 한번만 더 저에게만 미소를 보여주세요.”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선 그 요구들은 다 불가능할 것 같아.”

 

낑낑...”

 

하지 말라고!”

 

11월의 달력이 올라가기 14시간이 남았지만, 3명이 있던 8명이 있던 떠들썩하며 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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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이 웃는 일은 별로 없답니다.[태클을 걸고 굴려지느라 바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