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63
263
말이 통해야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야 문제점이 보이며, 문제점이 보여야 해결책이나 서로 타협을 통해 조율이 가능하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대화’라는 행동인데, 문제점은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상당히 많이 대화가 안 되는 경향이 매우 많다. 그게 바로 지금과 같이 나를 복도에서 잡아 놓고, 계속 루크와의 관계부터 예나가 선정이 딸이라는 것까지 이상한 말이 주고 받을 때 느꼈지만, 상상 이상으로 미야의 독점욕이 상당히 강했다.
“미야 학생...이제 슬슬 수업시간이니, 나중에 상대해주면 안 될까요?”
“안 되요!”
저 쥐방울 만한 걸 때릴 수도 없고...
“미야 학생은 그만 5반으로 돌아가서 수업을...”
“그 할아버지는 내쫓아버렸다고요!”
그러니까 엄청 강한 그 할아버지가 저런 꼬마에게 빌빌 기어야 하는 건데? 그 전에 미야는 대체 무슨 힘이 있길래, 진노 노사가 자신의 제자를 포기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천재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직접 개입하는 것이 방해가 되는 일이기에, 그저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도 혼란이 가중되는 와중에도, 폭풍처럼 쏟아지는 미야의 입은 여전히 쉬지 않았다. 언젠가 리듬을 타는 비트 위의 나그네로 승격이 가능할 정도로, 물론 미야의 말과 내용을 다 듣고는 싶었지만, 너무 빨라서 그 내용은 대략적으로 “그래서 댁은 루크와 무슨 사이인데요?”라고 해석을 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어처구니 없는 청취 능력을 탓하길 바란다.
절대로 귀찮아서 안 적은 것이 아니니까.
...예를 들어서 옆에 2시간동안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서 말하는 어린 아이를, 진지하게 상대하고 싶은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 맞아! 귀찮아서 안 적었다!
이제 그만 의심하라고!
“그래서 저는 루크가...!”
“잠깐만. 우선 미야 학생이 루크 학생에게 그리 집착을 하는 이유는 잘 알 수 없지만, 제발 부탁인데. 이제 교실문 좀 열수 있게 30초만 조용해 주시겠어요?”
“...좋아요.”
나는 마음 놓고 예약되어있는 한숨을 찾아 내신 뒤에, 문을 잡았
“1. 2. 3. 4.”
설마 30까지 세는 거냐?
“5. 9. 25. 30!”
“중간에 숫자는 어디로 날아간 거에요!”
내 평생 저렇게 30초를 세는 것은 처음 봤다!
“이제 말 해도 되는 거죠?”
“아뇨.”
미야는 날 절대로 놔줄 생각이 없거나...아니면, 처음부터 날 놓지 않고 계속 이렇게 붙잡아 놓을 생각으로, 계속 말을 걸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던 순간에, 내가 열지 않은 문을 열었던 것은 아르메였다.
“당신! 카린 선생님께서 곤란해 하시고 있잖아요! 당장 그 드릴 머리를 가지고 우주에 구멍이나 뚫으라고요!”
“당신이야 말로 그 바보 같은 정령들과 꽃밭에서 놀고 있으라고요!”
왠지 레시아와 시나가 싸우는 모습이 다른 곳에서 다시 재생 되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두 학생에게 아이언 클로를 날려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나는 천천히 미야를 합법적으로 굴리면서도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을 방법을 찾는 와중에...
“그럼 미야 학생은 진노 노사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계속 무료한 시간을 보내면서 루크를 기다리며 ‘어떻게 꼬실까?’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네요?”
“‘어떻게 꼬실까?’라고 고민을 하다뇨!”
“물론 제가 도와줄 수 있어요.”
“카...카린 선생님!”
마를렌이 어느 사이에 와서 나에게 항의를 했지만, 간단히 무시를 하고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미야 학생도 오늘부터 6반의 학생들과 같이 잡화점으로 같이 가죠. 엘티노스가 남겼던 잡화점인 만큼, 그 안에 있는 일이나 사건, 작은 기묘한 현상 하나라도 발설해주지 않는 다는 전제에...”
“하아? 제가 어째서 저런 적들과...잠깐?”
천천히 생각을 하며 미야의 머리 안에 있는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는 동안,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미끼를 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6반과 같이 함께 수업을 받는 미야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눈에 가시와 같은 아르메, 파르시아, 마를렌의 존재가 거슬려도, 이는 루크와 같이 있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기에, 내가 한 제안은 절대로 나쁜 제안이 아니라는 소리이고, 나는...일꾼 하나가 더 늘어나니까.
“좋아요. 저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은...”
미야의 얇은 손가락이 나를 가리키며 당당하게 외쳤다.
“무척이나 경이롭고 절대적으로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일이니까요!”
***
확실히 말하자면...미야의 실력은 정말로 수준급이었다. 확실히 실전 지향의 시뮬레이션이 있는 방 안에서, 채찍에 마법을 실어서 타격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채찍 하나가 메테오로 변하는 마법을 직접 두 눈으로 보았으니까. 덤으로 그것으로 인해 아지 다하카를 쫓아내버렸다. 완전히 격멸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로 보이긴 하지만, 일정 데미지를 받으면 도망가도록 설계를 해놓았기 때문에, 미야 하나만으로 초기의 6반의 4인분을 혼자서 톡톡히 해낸 셈이다.
“설마...채찍 그 자체가 마법의 촉매가 되어 그대로 나타날 줄은 몰랐네. 확실히 제대로 응용한다는 점에서 보았을 때, 우승 후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다 있었다고 생각해.”
“그보다 카린 선생님의 진짜 성별이 남자일 줄은 몰랐어요. 그 레시아라는 고양이가 마왕이라는 사실하고, 하얀 올빼미가 사실 다른 차원에서 소환된 여신인 것도...”
천천히 숨을 고르며 내가 잡화점에 도착하자마자, 말해준 것에 대해 살짝 충격을 먹은 모양이지만, 어쨌든 루크의 경쟁자가 하나 줄어들었다고 생각했는지, 그 충격에서 회복되는 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주인. 저 아이의 장래성이 마음에 든다. 마왕군에 집어 넣어도 되는 가?”
“대체 마왕군에 집어넣어서 뭐에 써먹을 생각인데요?”
검은 고양이는 계속해서 내 어깨 위에 올라와, 앞발로 내 볼을 툭툭 건들거나 핥거나 했다. 관심을 가져달라는 행동을 계속해서 했으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미야에게 이야기를 했다.
“못 들은 걸로 해. 가끔가다 이런 식으로 꼬시려는 마왕이니까.”
“그런데. 카린 선생님은...어째서 저를 이곳으로 데려온 거에요?”
“그야. 너. 루크를 좋아하잖아?”
“...다...단지! 저는 저의 기사를 영입하기 위해서일 뿐이에요! 사랑이라던가! 연애라던가! 그런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고요!”
“아서라. 그렇게 당황할 필요도 없다고, 어차피 너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는 자극을 주기 위해서야.”
“자극?”
나는 각 구역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아르메와 파르시아, 마를렌의 영상을 밝혔다. 그 안에서는 각자 스승에게 수업을 받고 있으면서도, 급성장하고 있는 여학생들을 보며 미야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그야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하고 있으니까. 지금 아르메의 단계는 정령사의 길과 궁사의 길이 상급에 다다르고 있었고, 파르시아는 대부분의 마법부여를 영창을 하지 않고 사용이 가능해졌다.
마를렌은 쇼콜라 씨에게 직접 맞아가면서 배우는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영상에서 발을 한번 구르자 마자, 수백 개의 화살이 마를렌에게 날아오다가 전부 반대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마나가 말 그대로 몸에 두르고 있다가, 한 순간에 폭발하듯이 터져서 모든 화살을 내친 것.
“분명 이 아이들이 전부 S랭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그 안에 있는 잠재능력도 그 일부라고 들었어. 지금까지는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지 못했기에, 계속해서 얕은 지식으로 가르쳤다면 절대적으로 성장할 일이 없지.”
나도 따지고 보면 마나의 축복을 받은 몸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기간이 있었지만, 레시아를 만나고 나서부터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빠른 성장을 이루어냈다고 생각했다.
“5반이 우승 후보라고는 하지만, 지금 6반의 학생 중. 한 명을 막기 위해서 너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는...잘 모르겠네. 아마, 막을 수 없을지도 몰라.”
진지하게 보고 있는 미야는 눈을 잠시 감다가 입을 열기를...
“확실히...제가 저 애들을 매우 얕봤다는 것을 인정할게요. 솔직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이 성장했어요. 게다가 루크는 저와 동등할 정도로 경지에 올라가있죠.”
...잠깐?
동등?
“동등이라니? 설마...너. 마나의 축복을 받은 체질이냐?”
그 어린 나이에 마나의 축복을 받은 학생이라니?
“제 마나의 고유 능력은 자연 상태에 있는 마나를, 일시적으로 모두 저의 마나로 바꾸는 것이랍니다.”
나와 거의 반대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어처구니 없게 만나다니?
“따라서 일정 영역은 모두 저의 마법의 자원이 될 수 있는 거죠. 아무리 카린 선생님이...실례. 카일 씨가 저와 반대 성향인 고유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자연상태로 만드는 속도보다 저의 것으로 만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 그건 이미 무용지물이란 소리에요.”
물론, 내가 마법에 의존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남자로 된 내가 지금의 미야를 이길 수 있을까? 그것도 하나의 궁금증으로 남게 되었다.
“그래서 아무런 무리 없이 채찍 그 자체가 운석이 되어, 아지 다하카를 내려찍어버린 거로군.”
어째서 저런 사기적인 아이들이 루크 주변에만 있는 걸까?
여복은 제대로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불행한 것인지?
늘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제 거의 끝나갈 시간이기도 하고 루크에게 가봐.”
“네?”
“하아...그러니까.”
미야의 귀에 천천히 다가가서 작게 속삭이면서 내용을 전달하기 시작했고, 미야의 표정은 이내,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지면서도, 다시 자신 있게 입 고리를 올리면서 입을 열었다.
“정말이죠! 정말 학원장님께 그렇게 말할 거죠!”
“만약에 거절한다고 해도 오늘처럼 그냥 내가 멋대로 데려와서 훈련시키면 될 뿐이야. 물론 내가 말한 것은 그것이 요점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겠지?”
“그야 당연하죠!”
“그럼 선전포고 잘하고 와라.”
나는 절대적으로 이 아이들을 풀어줄 마음은 단 1%도 없다. 그렇다고 연령이나 경험에 맞춰줄 생각도 없다. 사랑에 적이 있다면 더욱 강해지는 것이 소녀들이라고 칭한다면, 나는 그것까지 이용해가면서 6반에 있는 여학생들을 전부 강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최종 목적지라고 할 수 있는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렇게 섞어놓고 혼잡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나처럼 보는 입장에서는 꽤나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주인...예전에는 그렇게 순하고 착한 인격이, 어쩌다가 이렇게 사악하게 바꿔놨는지 알 수가 없구나. 짐은 슬퍼서 눈물이 나려고 하니 손수건으로 닦아다오.”
“누구 때문에 내 인성이 더러워졌는데!”
여러 가지 요인이 좀 있긴 하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그 바보 같은 백장미 때문이다.
애초에 맨 처음부터 그것만 찍지 않았어도, 나는 매우 순수하고 조용하게 자라나는 청년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필이면 루니아 누나가 난리 치지만 않았어도...
“야호오! 카리인!”
...
루니아 누나가 왔을 때는 도망가는 것이...
“놀러 왔어요오!”
“언제 제 뒤에 온 거에요! 놀랐잖아요!”
그보다 그렇게 웃는 얼굴로 오는 숨겨진 이유가 무엇인지 몰라도...
너무 무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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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아가 온다. = 난장판의 시작.
-지스타 후기.
두 번 다신 지스타에 안 온다!
-지스타 후기 끝.
※일요일은 정말 글을 쉬겠습니다.
물론 지금 글을 써서 올리는 것은 기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