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02

FNL-Phantasm 2016. 9. 12. 00:53

202

 

 

 

그나저나...”

 

맨 처음으로 잡화점에 퍼져나가는 음파는, 레시아의 작고 귀여운 고양이 귀를 쫑긋 세우기에 충분했다. 내가 말을 하려는 것은 이제 슬슬 잡화점에서, 방출할 사람들은 방출하자는 의견을 내려고 한다.

 

다음이 아니라, 이 좁은 잡화점에서는 적정인원보다는 확실하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매리와 마리. 그리고 쇼콜라 씨는 지금 당장 아르페 공주님 곁에 보내야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솔직히 1층에서 거주해야 하는 이 좁은 잡화점에서 엘리시아도 최근에 멜시스 씨와 자주 활동하고 있다 보니, 멜시스 씨와 같이 생활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보기도 할 것이고, 대대적으로 잡화점의 멤버들을 다시 재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나의 생각을 레시아에게 간추려서 말하자, 레시아는 평소에 번뜩이던 눈을 하면서 입을 열었으니...

 

드디어 주인이 짐의 루트로 타기 시작한 것인가? 이 잡화점에는 여러 가지 할 일이 많기에 둘이서 많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에 살아가면서 주인이 아이를 2~3명만 낳는다면 확실히 내 부하들은 마왕성에 거주시키면...”

 

어이. 거기. 이상한 말부터 시작하지 마시죠. 레시아에게 무슨 공략루트가 있어요? 호감도가 대체 얼마나 되길래?”

 

“99%.”

 

그거 거의 끝나가고 있는 연애 시뮬레이션이잖아요! 게다가 저의 의도는 잡화점이 너무 복잡하니까. 다른 거주지역에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은 그쪽으로 보내는 거에요. 그리고 제가 왜 레시아의 아이를 낳아...아니 잠깐? 저는 남자인데 아이를 어떻게 낳아요?”

 

여자 아이는 2명 남자 아이는 1명으로 짐은 만족하고 있다. 그러니 주인이 열심히 낳지 않으면, 짐의 또 다른 이상향에서 약간은 멀어지겠지.”

 

어째서 제가 아이를 낳는다는 전제로 굳어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지부터 말해보세요.”

 

그거야 여기는 오메가 버스이기 때문이지 않는가?”

 

아무리 글쓴이가 세계관 설정을 거의 없다시피 짰다고 해도...아니, 아예 설정을 한 적이 없지만 오메가 버스는 아니에요.”

 

주인의 히트 사이클은 언제인가?”

 

내가 오메가냐! 이 정신 나간 고양이야!”

 

오늘도 적절한 아이언 클로가 출격을 하면서, 나의 오른손은 레시아의 검은 고양이 얼굴을 무자비하게 들어 조이고 있었다. 레시아의 앞발이 허공을 가르면서 고통의 기준치를 나타냈고, 그 이후에는 비명소리가 한 가득 들려오기 시작했다.

 

냐아아아! 그럼 짐이 오메가를 하겠노라! 그러니 주인이 알파를 하면 되지 않는가!”

 

누가 그것 때문에 이러고 있는 줄 알아! 머릿속에서는 대체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길래,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느닷없이 빠지냐고!”

 

그래도 주인은 적절한 의 위치를 부각하고 있으면서, 얼굴도 곱상하고 여장을 하면 잘 어울리지 않는가? 만일 그대로 남자밖에 없는 성기사단에 가입했을 경우에는, 하루에 한 번씩 엄청난 수위의 보이즈 러브 소설이 써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노...냐아아아아!”

 

공이건 수건 일단 집행을 시작하도록 할게요.”

 

20초동안 집행 끝에 레시아는 말린 건어물처럼 바닥에 축 늘어졌다. 작게 한 숨을 쉬고 천천히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우선 매리와 마리는 사실상 하멀 씨가 리벌트에 있는 마법대학으로 추천서를 적어 넣었으니, 내일이 되면 매리와 마리는 장시간 동안 볼 수 없게 된다. 오히려 프리트론의 궁중 마법사로 일하던가, 출세의 길에 오르기만 한다면 이사벨 씨의 의뢰는 그것으로 끝이 나게 되는 것이며, 엘리시아는 멜시스 씨를 계속 따라다니는 것으로 보았을 때, 가끔가다 잡화점에 얼굴을 비추는 것 빼고는 거의 없는 사람.

 

그렇다면...

남은 것은 쇼콜라 씨인가?

 

내 생전에 잡화점을 운영하면서, 쇼콜라 씨의 구직활동까지 알아봐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기본적으로 전직 메이드 장을 하고 있었으나 아르페 공주님의 시중을 든 이유는 분명, 남자의 시중을 들었을 경우 특유의 마이페이스를 자랑하는 보디블로의 위력이 장난 아니기 때문이라고 판단. 그렇다면 메이드 이외에 차라리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는데...

 

어차피 쇼콜라인지 초콜릿인지 하는 그 계집은, 주인의 곁에서 평생 보좌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다른 일을 시킨다는 것으로 말미암아, 곧 내장파열로 가는 지름길이 완성되어, 편하고 안전한 저승길 운행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오 신이시여...쇼콜라 씨는 왕명이 내려오지 않는 이상, 계정귀속아이템처럼 계속해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르페 공주님은 무슨 생각으로 쇼콜라 씨를 그대로 보냈는지...나중에 만나서 이야기라도 나눠봐야 하겠다.

 

-똑똑똑!

 

오늘은 잡화점에 무슨 손님이...그보다 아직 오후 2시밖에 안 되었는데...”

 

그래도 노크를 하는 사람이기에, 분명 매너가 좋은 사람을 확신하는 나의 기대심은, 이미 가벼운 발걸음과 함께 문고리를 비틀고 열었더니...

 

안녕? 저번에는 밤 중에 내 집으로 놀러 오지 않아서, 이번엔 내가 찾아왔...”

 

-!

 

“......”

 

분명 저 포니테일은 어디서 본 기억이 있는데, 뭐랄까 입에서 독을 뿜어낼 수 있는 그런 독사 같은 존재...

 

-끼이이익...

 

! 나를 만나니 기뻐서 두 번씩이나 얼굴을 마주하는 거야? 귀엽기도 하지!”

 

초량? 대체 여길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야? 그보다 그 옷은 또 뭔데?”

 

...이거? 루니아라는 금발의 여기사분이 이렇게 꾸며주셨어. 프리트론에서 카일에 대해 잘 아냐고 하니까. 곧 바로 카일의 또 다른 하렘멤버 후보군요오.”라고 말을 했고, 그 이후로 엄청나게 친해져서 옷도 이렇게 사줬다! 어때? 부럽지?”

 

퍽이나 부럽겠다. 그보다 아까 류하 씨...아니 여제님과 같이 있었던 거였어? 분명 가마만 있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거야 가마에 가려졌으니까 당연히 안 보였지. 그러니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 좀 할까?”

 

레시아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초량은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기면서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연녹색의 개량한복을 입은 첩보원의 옷을 떠나, 지금은 하얗고 깨끗한 플레어스커트와 백장미가 그려져 있는 검정색의 티셔츠 위에, 다시 소매부분과 단추 있는 부분에 꽃무늬가 눈에 띄는 가디건을 입고 있었다.

 

샌들을 신고 다니면서 작은 발가락이 노출되는 와중에도, 성큼성큼 다가가서 레시아를 껴안았다.

 

~! 이 고양이 귀엽다! 이름이 뭐야?”

 

“...전에 하란국을 멸망 직전까지 몰아갔던 마왕인데? 이름은 레시아이고...”

 

우와! 대단하다!”

 

저 녀석은 생각이라는 그 자체가 없는 건가?

그보다 레시아가 저항이 없는 것이 좀 이상한데?

 

후후후...좋은 향이로군...후후후...”

 

레시아의 저 상태는...설마 취한 건가?

 

“...초량? 지금 뭘 뿜어내고 있는 거야?”

 

? 개박하 향인데?”

 

이런 세상에 맙소사...

레시아가 육포 말고도 개박하에 반응을 보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솔직히 마왕이 고양이의 모습으로 변한 이유는,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레시아의 본 모습을 보았을 때, 개판오분전의 혼돈의 도가니탕 2인분이 나타나기 때문에, 편의상 그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맑고 깨끗하게 놔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지만, 설마 고양이의 본성이 먼저 앞서나간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아니...처음은 아니지, 계속 귀를 잡아 늘렸으니 어느 정도는 예상은 한 셈인가?

 

길가에 있는 고양이들은 이렇게 개박하라던지 개다래나무라던지 그런 걸 좋아하니까, 나도 고양이 들에게 인기가 많아지고 싶어서 연마한 거야.”

 

그거 고양이들에게는 마약 아냐? 지금 레시아가 실실 웃으면서 갸르릉 소리를 내고 지금 마왕으로서의 이미지가 잔뜩 박살 나고 있다고? 게다가 길거리 고양이들에게 인기가 많아지면 대체 뭐가 좋은 건데?”

 

그야 당연히! 소녀력이 올라가잖아!”

 

내가 들어본 말 중에서 정말 어처구니 없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소녀력은 뭐야? 그게 1 5천정도로 수치가 넘어가면, 요조숙녀가 되는 것일까? 마치 전투력 1 5천이 넘어가야 초 사이어인이 되는 것처럼.

 

! 터치!”

 

초량이 나에게 다가가서 내 어깨를 툭하고 치자. 이번엔 레시아가 나에게 뛰어들어서 얼굴을 이리저리 비비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거 다른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었나?

 

우후후...! 주인! 후흐흐...!”

 

이 고양이가 취해도 단단히 취했군.

 

그나저나 여기까지 와서 물건을 사러 온 것은 아닐 테고, 지금 여제님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지는 네가 더 잘 알 테니까, 지금은 회의 중이고 심심해서 이곳까지 와서 나를 보러 온 거로군? 덤으로 잡화점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구경도 할 겸.”

 

맞아. 그리고 어느 쪽으로 침투해야 너의 침실로 곧장 들어갈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있고.”

 

지금 당장 나가줄래?”

 

어째서? 카일은 오메가가 아니었던 거야?”

 

어째서 네가 오메가 버스에 대한 것을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잘 들어도 여기 세계관 설정에서는 최소 오메가 버스가 아니란 사실을! 게다가 내가 오메가면 너는 알파냐! 그리고 왜 나를 계속 오메가로 몰아가는 거야! 내가 혈액개선과 두뇌발달에 도움이라도 줄 것 같아!”

 

그건 오메가 3잖아. 그리고 오히려 이곳에서는 카일을 노리는 사람이 많다고? 뭐랄까...언젠가는 카일의 빈틈을 노리고 함락을 시켜서, 공략을 완료한 뒤에 굿엔딩을 보는 그런 요소?”

 

“...너도 어디 연애 시뮬레이션 하니?”

 

연애 시뮬레이션은 아니고, 실ㅂ...”

 

나는 초량의 입을 순간 틀어막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 그것은 말해서는 안 될 이름이야. 예를 들어 볼드 뭐시기 하는 마법사라던지, 크툴루 신화에서 나올법한 그런 이름들 있잖아. 그런 거와 동격이라고?”

 

“......”

 

초량의 갈색 눈동자를 직시하는 나에게 고개를 2번 끄덕였다.

입을 해방시켜주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50미네랄과 50가스를 소비해서 내쉬고, 어째서 이런 다양한 종류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어볼 수 있으니 잠깐이나마 설명을 했을 때, 이 대륙에는 상당히 다양한 문화, 과학, 마법 등이 존재하며, 과학과 마법이 만나서 융합한 것이 마법공학이라는 신 기술이다. 그걸로 잠깐이나마 여러 가지의 다양한 일들을 즐길 수 있고, 오락이 최고로 많이 발달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외에는...

...쿠키 공장이라던가...

 

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만 가보도록 할게. 물론 밤에는 몰래 와도 될까?”

 

애석하게도 나는 밤부터 새벽까지 일하거든? 그냥 당당하게 와서 물품이나 사고 돌아가.”

 

카일을 사고 싶은데?”

 

안 팔아!”

 

웃으면서 도망치듯 나가는 초량을 뒤로 하고, 문이 완전하게 닫히자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따라 한숨을 많이 쉬면서 천천히 이동하려고 하던 찰나에...

 

주인~!”

 

얼굴이 살짝 붉어진 연 보라색의 긴 머리를 가진 여성이 나를 그대로 넘어뜨렸다. 얼마나 아픈지 등에서는 때 아닌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이내 정신을 차리고 내 시야 앞에 펼쳐진 것은 레시아가 내 품에서 얼굴을 이리저리 비비고 있는 모습이다.

 

레시아! 대체 그 개박하가 뭐길래 이렇게 날뛰는 거에요!”

 

그치마안...주인이 짐의 응석을 대체적으로 받아주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마음껏 부리는 것이니라. 도망치지 말거라아. 핥아야 하는데 거부하지 말거라아.”

 

도망이고 나발이고 제발 제정신으로 좀 돌아와요! 그리고 뭘 핥아요! 지금 본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그 폭주상태가 불려야 하는 것이 정상이잖아요! 어째서 고양이 모습으로 있었던 상태가, 지금 마왕의 모습으로 돌아온 레시아에게 그대로 남아있는 거야!”

 

개박하로 인한 레시아의 폭주는 이후로 대략 10분뒤에 점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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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그냥 만담만 쓸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