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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148

FNL-Phantasm 2016. 7. 11. 03:39

148

 

 

 

좀 오래 기절한 이유인지 몰라도 루시피나가 가져다 준 음식을 먹고 난 뒤에, 서서히 정신이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 레시아는 내 무릎 위에서 입을 열었다.

 

어쨌든 주인이 기절하고 있는 동안, 하피의 언덕에서 어릿광대에게 주인이 죽었다는 사실을 전파했다. 내용은 짐이 주인을 배신하고 죽인 것처럼 했으니, 증오의 화살은 곧 짐에게 날아올 것이 분명하겠지. 어차피 어릿광대를 300대의 마차로 실어온다고 해도 짐에게는 상대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2개월동안 여자로 살게 된 것에 비해, 별 소득이 없어 보입니다만? 오히려 그냥 나만 피해보게 되었잖아요?”

 

레시아는 내 얼굴을 고개를 들어서 잠깐 보더니...

 

귀여우니 좋지 않는가?”

 

-꽈아악!

 

냐아아아아!”

 

오늘도 아이언 클로가 레시아의 머리를 작렬하고 있을 때, 잡화점의 문이 열렸다. 분명 잠갔는데 자동으로 열리는 걸 봐선, 아이니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

 

아저씨? 계세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아니라 그냥 아이니스가 왔다. 아이니스는 이리저리 고개를 둘러보며 나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아이니스는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꼈는지...

 

. 실례했습니다!”

 

그 후에 다시 밖을 나간 뒤 간판을 보고 있는 아이니스. 다시 한번 문을 열고 들어오고 나서는...

 

아저씨? 계세요?”

 

다시 전에 있던 상황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또 다시 내 얼굴을 보고 나서 아이니스는 화가 난 듯. 입을 열기 시작했는데...

 

이 아저씨는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스승님? 그나저나 저 언니는 누구에요?”

 

레시아에게 묻는 아이니스의 눈동자는, 내 손바닥에 짓눌린 체 발버둥치는 검은 고양이의 모습이 반사되었다. 그리고 레시아는...

 

주인! 그만! 마나의 공명이 심해서 주변의 마나까지 짐의 얼굴을 누르기 시작하지 않았는가!”

 

아이니스는 멍한 표정으로 주인?”이라는 소리를 냈고, 또 한번 내 얼굴을 보고는 순식간에 경악했다.

 

아저씨! 그건 또 어떤 코스프레에요!”

 

코스프레였으면 얼마나 좋았겠어. 그리고 아저씨 아냐.”

 

아이니스는 나의 마지막 말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야 당연히 아저씨가 아니라는 말은 항상 내가 외쳤으니까. 물론 지금 내 모습에 아저씨라고 외치는 아이니스의 모습이 이상할 수도 있지만...아이니스의 청안이 살짝 번뜩이더니 다시 놀라며 외쳤다.

 

마나가 몰려들다 못해 그냥 커다란 폭풍을 이루고 있잖아요? 아저씨...아니 언니.”

 

아저씨라고 하지 말고 언니라고도 하지마.”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오빠라고 부르기에는 상당한 이질감이 느껴진다고요? 언니.”

 

언니라고 하지마! 그냥 아저씨라고 하던가!”

 

아이니스마저 이렇게 반응할 줄은 상상이라도 했을까? 아니, 지금 아이니스의 생각에도 어째서 저 아저씨가 느닷없이 여자가 되어 있는 거지?”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주변에서 멀쩡히 있던 사람이 변하게 되면 나타나는 반응이겠지.

 

어쨌든 간략하게 레시아에게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아이니스가 날 바라보는 눈빛이 뭔가 이상할 정도로 선망하는 눈이 되었다.

 

오래 전부터 언니를 가지고 싶었는데...”

 

멈춰. 어째서 나를 보고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거야. 그리고 애초에 없는 각본 써서 읽지마. 글쓴이가 쓰지도 않는 내용을 어째서 네가 하고 있는 건데?”

 

들켰어요? 제가 지금 집필하고 있는 아이니스의 대모험이란 책에는, 저의 캐릭터가 정의롭고 어여쁜 미소녀니까요.”

 

이 녀석. 자신의 이야기에서 자신을 각색하고 있었잖아? 그보다 아이니스의 대모험이라는 글은 쓰지도 않았으니 기대하지는 말도록 하자. 물론 어디에서 나오는 인비지블 드래곤과 같은 엄청난 글이 튀어나오겠지.

 

뭔가 자랑하듯 나에게 책을 줬으나 내가 본 것은 다름이 아닌...

 

아저씨: 오늘도 나를 막기 위해 나타났군 미소녀 아이니스 쨩

: 아저씨의 야망은 내가 막겠어요!(마법봉 착용하며.)

아저씨: ㅋㅋㅋ하지만 나의 버라이어티하고 네거티브한 코코로를 막을 수 있을까ㅏ!

우아ㅇㅏ 넘 강해 흐규흐규 ㅜ.

 

-그 이후의 내용은 정신건강을 위해 생략합니다.-

 

가 아니라! 아이니스! 네가 쓰고 있는 것이 소설인지 대본인지 전혀 모르겠거든! 그보다 여기서 나는 어째서 이렇게 사악하게 나오는 거야! 설명해!”

 

뭔가 비밀문서에 나올 법한 무작정으로 갈겨쓴 엄청난 테러였다. 소설을 찾아 글을 조금이라도 읽는 사람에게는 지뢰와 같은 글에다가, 이상한 글씨체까지 덤으로 추가 되었으니, 이는 사람이 읽는 글인가, 암호해독인가, 대본인가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확인하는 걸로 하고, 아이니스는 나의 질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어때요? 저의 대서사시의 일부를 본 소감이?”

 

대서사시가 아니라! 그냥 너의 헛된 망상 속에서 튀어나오는 쓸 때 없는 글이잖아! 소설가라는 이름을 파괴하는 테러리스트 같으니라고!”

 

안구에 커다란 충격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다. 시리다 못해 찢겨져 나갈 뻔했으며, 다른 동화책을 보고 안구를 정화하지 않는 이상, 저 위에 암호해독기가 필요할 정도로 정신 나간 아이니스의 글을 안본 눈 삽니다.” 라고 소리쳐야 될 것만 같다.

 

신이시여 대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정신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저런 글을 또 보여주는 겁니까? 아니면 이번 기회에 저의 인내심테스트를 하려는 것인가요?

 

. 왜 내 글은 칭찬을 하지 않는 거지...”

 

애초에 다른 소설책은 읽지 않았으니 그러겠지.

 

좀 더 근본적인 부분부터 고치고 오도록 해. 그러면 어느 정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적어도 사람이 읽을 수는 있게 만들어야 할 거 아냐?”

 

. 나중에 루나 언니에게 책을 빌려 읽으면 되나요?”

 

아니, 그런 책은 읽지마.”

 

루나가 읽는 것은 대부분의 내용이 어린 나이에 보기에는 정신건강에 안 좋은 것뿐이니까. 덤으로 수위가 높은 것 중에서 20%가 성적묘사가 과하다고 본다고 했을 때, 남은 80%는 고어 중에서도 하드코어가 볼만한 고어물이다. 예를 들어 프랑켄ㅍ...아니 아무튼 이건 만화책의 이야기이고, 소설도 저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 사실은 누가 알아요?”

 

잡화점 안에 있는 멤버를 제외하면, 네가 처음 알게 되는 것이겠지.”

 

허브티를 한 모금 마시기 위해, 찻잔에 손을 가져가서 들어봤으나, 역시나 근육이라던가 신체에 대한 변형이 있어서, 살짝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이 차를 들어야 하는 필요한 힘의 양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런 모습으로 밖에 나간다면, 분명 세 걸음 걷자마자 청혼을 신청하는 남자들이 나타나겠죠?”

 

아이니스의 말에 놀라 순식간에 찻잔을 놓칠뻔했다.

 

그래서 내가 집안에만 있는 거잖아. 그보다 이런 모습으로 돌아다닐 생각은커녕, 빨리 돌아갈 방법을 먼저 찾아야지.”

 

하지만 2개월 안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면, 항마의 축복이 쌓아놓은 누적 데미지에 급사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결국 이 모습으로 언제까지 안 나갈 수 있을까?

애초에 잡화점은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해야 할 것 같은데, 카운터에 누군가를 세워놓을 수도 없는 일이며, 내가 아는 지인이 잡화점에 놀러 온 경우 이 일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가...

 

그렇다고 여러분! 저 눈떠보니까 여자가 되어버렸어요!”라고 전체채팅에 대놓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내 말 뜻은 그냥 사방에 알릴 수도 없다는 말이지.

 

그나저나 마치 길가에 있는 고양이를 보는 듯이, 이리저리 관찰하면서 내 피부를 만지고 있는 아이니스는 입을 열었다.

 

그보다 남자가 보통 여자로 변하게 되면 이렇게 되는 건가요? 그럼 여자가 남자로 변하게 되면 상당한 미남이 되는 거겠죠?”

 

몰라. 내가 커스터마이징을 한 게 아냐.”

 

아이니스는 끈질기게 내 팔을 쓰다듬더니...

 

-할짝.

 

왜 팔을 핥는 거야!”

 

정말 맨 살이잖아? 단백질 인형이 아니라.”

 

난 대체 어느 인형 속에 있는 거야?”

 

그리고 아이니스는 내 앞에 앉으며 여러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입고 있는 속옷은 누구에게 빌린 거에요?”

 

그야. 루시피나가...가 아니라! 내가 왜 이런걸 너에게 말해야 하는데?”

 

어떻게 언니가 여자의 속옷을 입을 수 있는 거에요? 남자라면 애초에 착용법도 모를 텐데?”

 

그야...여장의 여파가 있잖아.”

 

강제로 루니아 누나에게 당한 거지만, 여장을 한 모델은 진짜 여자 옷을 입어야 한다는 왠 말 같지 않는 소리를 들은 탓에...아니. 너무 안 좋은 기억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으니 이쯤 그만두겠다.

 

어쨌든 여장을 했던 경험이 이런 곳에서 쓸모가 있을 줄은 몰랐다.

 

매끄럽고 온화한 분위기에 츤데레 속성까지 있으니까, 완벽할 정도로 누구나 한번쯤 괴롭혀보고 싶은 미소녀로 탄생한걸 축하합니다. .!”

 

-슈아아악!

 

으아앗! 허공에 아이언 클로를!”

 

마나가 허공에서 잠깐 빛이 모이는 듯하더니, 연녹색의 거대한 장갑이 튀어나와 아이니스의 얼굴에 돌격을 했지만, 아이니스는 이에 당황하지 않고 염동력으로 자신의 몸을 날려서 피했다.

 

저 악랄한 녀석!”

 

그리고 잡화점 밖을 급히 빠져나가는 아이니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루니아 언니에게 알려줘야지! 후하하핫!”

 

...

루니아 누나에게?

그날 지옥으로 변하는 것 아닐까?

조만간 루시피나를 따라 드라고니스에 있을까?

 

그렇다고 주인은 잡화점에서 마냥 떠날 수는 없는 몸이지 않는가? 다양한 물품들은 주인이 직접 확인을 해야 적용이 되는 형식이니 말이다.”

 

그리고 레시아는 육포 하나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 마리아는 2층에서 내려와서 청소를 끝냈다는 듯이, 청소도구를 1층에 있는 캐비닛에 거칠게 던져놓고, 레시아를 내 무릎 위에서 치운 다음에 그 위에 앉아서 말한 내용은...

 

~ 카일이여! 여자들의 여름 복장은 어떠한가?”

 

시끄러워요. 반팔에 반바지를 달라했더니, 어째서 핫팬츠를 주고 난리에요?”

 

그러고 보니 내 의상은 하얀 면으로 이루어진 반팔에, 검은색의 핫팬츠라고 부르는 반바지보다 더 짧은 바지를 입고 있었다. 지금 입고 있는 것은 블라우스라고 하던가? 옷에 대해 관심도 없던 내가 이런걸 알아야 하다니, 게다가 왜 레이스가 달려있는 거야?

 

여자가 된 기념으로 꾸미는 법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기념은 없어요. 그보다 남자일 때 꾸미는 방법이나 알려주시지 그랬어요?”

 

차라리 내가 남자였을 때 꾸미는 방법을 알았더라면, 지금쯤 나도 멋지게 도시를 돌아다녔을지도 모른다.

 

카일이여. 그대가 남자일 때 꾸미고 다니는 방법을 알려줬으면, 첩에게도 수 많은 경쟁자가 생기지 않겠는가? 첩은 그 정도로 머리가 나쁜 자가 아니다.”

 

그러니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다는 소리가 되는 것인가?

 

그나저나 카일이여, 날도 더운데 같이 목욕이나 들어갈 생각 없는가?”

 

밖으로 내쫓기 전에 그 음흉한 눈부터 치우시죠.”

 

! 들켰군! 이라 말하면서 마리아는 내가 마시고 있던 허브티를 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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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악몽은 카일이 멱살을 잡고 "나한테 왜 그랬어요? 말해봐요."라는 꿈이 확정이네요.